2016. 11. 2. 22:44ㆍ세상 속 이야기/정신병신 세상
자신은 현직 상담사라고 밝힌 어떤 사람이 한 커뮤니티 사이트의 게시판에 이런 내용의 글을 올렸다.
상담사 : 무엇 때문에 우울해서 약을 드시나요?
내담자 : 모르겠어요.
상담사 : 혹시, 우울증이 심해질 때쯤 주변에 커플이 생기지 않았나요?
내담자 : 많이 생겼어요.
상담사 : 주변에 커플이 생기지 않으면 우울증 약을 안 먹어도 괜찮은가요?
내담자 : 맞아요.’
그러면서 내담자가 우울증에 시달리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고 써놓았는데, 도무지 그의 말이 이해가 안 되었다.
‘그 이유는 이미 대화에 다 나와 있건만, 상담사라면서 왜 못 찾아내지?’
그리고는 ‘주변에 커플이 많이 생긴 것이 바로 우울증의 원인’이라고 댓글을 달자 그도 잠시 뒤 내 글에 댓글을 달았다.
“그것은 우울증을 촉발시킨 사건일 뿐, 우울증의 원인은 아닙니다.”
‘촉발사건은 도대체 뭐야? 돈을 받고 상담을 한다면서 상대적인 열등감을 느꼈을 때 느끼는 사람들의 기분을 모르나?’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잦은 비교에 시달린다.
남들과는 물론, 형제와도.
그래서 자신보다 부족한 사람에게는 상대적 우월감을, 자신보다 잘난 사람에게는 상대적 열등감을 느끼기 매우 쉬운데, 글을 쓴 상담사 역시 이제까지 셀 수 없이 비교를 당했을 것이며, 그러면서 때로 상대적 열등감을 느끼기도 했을 것이다.
‘남들은 저렇게 잘하는데, 나는 왜 이 모양이지? 아, 우울해’ 등으로.
그러니 당시에 느꼈던 자신의 감정만 떠올려도 그다지 어렵지 않게 남들이 연애하는 것이나 구경하는 사람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 그렇다면 우울증의 원인을 쉽게 찾아낼 수 있을 것이건만, 엉뚱하게 ‘촉발사건’이라니?
‘이제까지 상대적 열등감은 느낀 적 없이, 늘 상대적 우월감만 느끼면서 살았나?’
하지만 그것까지는 알 수 없어 몇 마디 더 주고받다가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는 듯싶어 적당히 멈추고 말았다.
‘그 실력으로 돈까지 받으면서 상담할 엄두가 나니?’ 중얼거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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