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모양

2014. 2. 14. 12:46세상 속 이야기/푯말 이야기

고등학생 때의 어느 날, 우연히 집의 한구석에 있던 관상에 관한 책을 발견하고는 한동안 관상공부에 빠져 지낸 적이 있었다.

더구나 이런 특징이 있는 사람은 바람둥이다등으로 사람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내용이 매우 많이 있다 보니 더욱.

그리고 이를 계기로 사주에 대한 공부도 하게 되었는데, 관상에 관한 책과 사주에 관한 책의 맨 마지막에는 모두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있었다.

모든 상() 중에서 최고는 심상(心相)이다

이 말대로라면, 운명이란 사람의 마음먹은 대로 바뀐다는 말이 될 것인데, 이렇듯 얼마든지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운명을 굳이 따로 공부할 필요가 있을까?’

그리고는 그동안 공부는 않고 쓸데없는 짓만 잔뜩 했다는 생각에 어찌나 기운이 빠지든지.

그래서 사람들이 세상사 마음먹기 달렸다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라고 말하나보다생각도 했는데, 그때부터 관상이나 사주 등 점은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게 됐다.

그런데 한참의 시간이 지나면서 화를 잘 내는 사람들은 남들보다 더욱 쉽게, 더욱 크게 화를 내며, 자주 우울하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도 남들보다 더욱 쉽고 크게 우울함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 바람둥이 등의 그 밖의 특징을 가진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임을 알게 됐는데, 그때야 겨우 어린 시절에 봤던 모든 상() 중의 최고는 심상(心相)이라는 말의 정확한 뜻을 알게 됐다.

아하! 사람의 운명은 그저 마음먹은 대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모양대로 바뀌는구나.’

마음속에 화가 많은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은 일에도 벌컥벌컥 화를 내는 등 더욱 자주 화를 내는 삶을 살게 되며, 마음속에 슬픔이 많은 사람들 역시 대수롭지 않은 일에도 쉽게 눈물을 흘리는 등 더욱 슬픈 삶을 살게 되는 등으로.

, 도둑질을 하거나 때리는 등 어떤 방법으로든지 남을 해코지하고 싶은 마음이 큰 사람은 더욱 자주 남을 해코지하는 삶을 살게 되는 등으로.

그래서 그 뒤부터 운명론자 등 자신의 운명을 탓하는 사람들에게는 먼저 마음의 모양부터 바꾸라고 말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결코 지금의 삶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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