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르트와 그 후배들

2012. 2. 25. 13:56세상 속 이야기

프랑스의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는 모든 것을 의심해봤다. 벽난로 앞에 앉아있으면 온기가 느껴지고, 빛이 보이며,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이런 감각은 꿈에서도 느낄 수 있다고 데카르트는 말한다. 어쩌면 세상 전체가 허구일지 모른다는 얘기였다. 의심을 극단적으로 밀어붙인 끝에 데카르트는 의심할 수 없는 뭔가를 찾아냈다.

“자신이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도 내게는 이성이 남는다는 혁명적인 통찰을 하게 된 것이죠. 그 점에서 데카르트는 다시 생각을 쌓아갈 수 있었어요. 그리고 철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결론이 나옵니다. ‘코지토 에르고 숨(Cōgitō ergo sum)’, 즉,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죠.”

데카르트의 결론은 혁명적인 주장이었다. 인간만이 가진 특징, 인간이 특별한 이유가 이성, 즉, 사고능력이라는 얘기였다.(EBS <다큐 10> ‘역사를 바꾼 과학자들’ 해설 중에서)

하지만 그 뒤 출현한 베이컨 등의 대다수 철학자들은 데카르트의 깨달음을 계승하지 못한 채 오히려 퇴보했고, 마르크스에 이르러서는 거의 극에 달했으며, 이런 퇴보 분위기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데카르트가 누구를 가르칠만한 형편까지는 안됐던 것이 그 이유가 아닐까 싶은데, 그에 앞서, 자신에 대한 공부는 하지 않은 채, 다른 사람들에 대한 공부만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주류를 이루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이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