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동부리는 남자

2012. 3. 10. 03:30정신문제 이야기/여러 가지 정신문제

가만히 있다가도 아무런 이유도 없이 갑자기 울컥 화가 나면 도무지 참지 못하고 살림살이를 닥치는 대로 모두 부숴버리는 등, 심한 난동을 부린다는 한 남자.

그렇다보니 아직 나이 어린 큰딸은 아예 집을 나가 따로 살 정도 가족들 모두가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는데, 그러나 그는 난동을 부린 뒤에는 몹시 후회가 되지만, 도무지 자신을 통제하지는 못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이처럼 된 이유를 “농약을 마시고 자살한 장인의 귀신이 들렸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그.

그래서 무당을 찾아가 굿도 무려 34번이나 했고, 그러면서 빚도 3억 원이나 얻어 썼다지만, 이 남자는 아직 자살한 장인의 귀신을 쫓아내지 못한 채 그에 시달리고 있으며, 종교에 절실하게 의지했지만 역시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젊은 시절, 잔뜩 화가 난 자신의 아버지가 죽이겠다고 휘두른 도끼에 손등과 팔, 그리고 머리의 여러 군데를 찍힌 적이 있었다.

그렇다면 보나마나 이 남자는 당시 엄청난 공포심과 함께 아버지에 대한 엄청난 배신감과 분노를 느꼈을 것이며, 이 때문에 그 뒤부터는 끊임없이 언제 아버지에 의해 죽을지 모른다는 엄청난 불안감과 아버지에 대한 적개심 등에 시달렸을 것이다.

따라서 그가 난동을 부리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젊은 시절에 충격을 받아 가슴속 깊은 곳에 쌓인 응어리 때문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훨씬 정확할 것인데, 그렇다면 이 남자는 당연히 가슴속에 잔뜩 쌓인 응어리부터 풀기 위해 노력했어야한다.

하지만 그 역시 정신문제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또, 관심도 없다보니, 우리나라의 수많은 사람들처럼, 자신에게 귀신에 들렸다고 상상했고, 이런 상상 때문에 무당과 종교를 찾아 엄청나게 많은 돈과 노력을 투자하기만 했다.

즉, 자신에게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손해만 되는 곳에 잔뜩 투자했던 것이다.

그 결과, 이 남자는 조금도 낫지 않은 채 오히려 점점 더 심각해지는 정신문제에 시달리기만 했는데, 비단 그뿐 아니라, 자신이 귀신에 들렸다고 자기의 마음대로 상상하는 사람들 모두가 사실은 이와 마찬가지이다.(사진 : SBS <궁금한 이야기 Y>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