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사는 여자들

2012. 3. 30. 18:14세상 속 이야기

‘돈으로 살 수 있는 여자는 모두 갈보, 즉, 창녀이다’

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 사이에는 이 같은 인식이 팽배해있었다.

그래서 당시에는 남편이 아닌 남자로부터 돈이나 값비싼 선물을 받았다며 자랑을 늘어놓는 여자는 흔히 남자들에게는 물론 여자들에게도 ‘술집 여자’, ‘창녀’, 혹은, ‘갈보’라며 손가락질을 받았는데, 그렇다보니 남자로부터 값비싼 선물을 받은 뒤에 천한 여자로 취급받았다면서 노골적으로 화를 내는 여자들도 종종 있었다.

또, 이런 까닭에 남자로부터 값비싼 선물을 받고도 드러내 좋아하는 여자는 보기 힘들었으며, 돈으로 여자를 유혹하는 남자들은 심지어 친구들로부터도 ‘능력 없는 놈’으로 낙인찍히기도 했다.

얼마나 능력이 없으면 갈보 같은 여자나 만나느냐는 것이었다.

그런데 1980년대보다 여성들의 고학력화가 엄청나게 이루어졌다는 요즘은 돈으로 살 수 있는 여자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고 한다.

그것도 어엿한 직장여성들이나 여대생들 중에서 더욱.

“아무리 꼬드겨도 안 넘어오던 여자가 명품 가방 하나 사주니 대뜸 달라지더군요.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처음부터 명품을 사주는 건데.”

그리고 여자친구에게는 의미가 있는 선물보다는 친구들에게 실컷 자랑할 수 있는 값비싼 선물을 사주는 것이 매너라고 하며, 남자친구에게 용돈을 받는다고 자랑을 늘어놓는 여대생들도 적지 않게 있다고 한다.

과거와는 ‘돈으로 살 수 있는 여자’에 대한 개념이 사뭇 달라진 까닭일까?

아니면, 돈으로 살 수 있는 갈보들이 더욱 많아진 까닭일까?

뿐만 아니라, 언제인가부터 TV에는 각종 명품에 환장한 싸구려 여자들이 끊이지 않고 있고, 그중에는 심지어 여자에게 명품을 사주지 못하는 남자는 아예 남자도 아니라는 듯 말하는 여자들까지 있다.

과연, 그 남자친구들이나 남편들은 돈으로 얼마든지 살 수 있을 것 같은 자신의 여자친구나 아내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물론, ‘돈으로 살 수 있는 여자’가 매우 많이 늘어났다고 해서 모든 여자들이 이런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하지만 ‘돈으로 살 수 있는 여자’들이 창피한 줄도 모르고 자꾸 나서다보니 전체 여자들에 대한 남자들의 오해만 계속해서 늘어나는 것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