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하는 자’와 ‘말하는 자’

2011. 10. 13. 19:12세상 살기

사람들은 흔히,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행하는 자’는 사실 잘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행한다는 것이 말만 쉬울 뿐, 실제로는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인데, 더구나 다른 사람들이 행했다가는 어떤 고통을 겪게 될지도 빤히 알기에 결코 쉽게 남들에게는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말하지 않는다.

아니, 누구인가 행하겠다고 말하면 심지어 말리기까지 한다.

‘행했다가는 엄청난 고통과 괴로움도 덩달아 계속해서 겪게 될 것’이라는 등으로 겁까지 잔뜩 주면서.

하지만 ‘말하는 자’는 그저 말만 할뿐 정작 행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보니 이런 사람들은 행하는 과정에서 사람이 어떤 고통이나 어려움을 겪게 될지도 모르는데, 그래서 누구인가 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고통과 어려움을 겪어도 ‘겨우 그 정도로 힘들어 하느냐?’ 등으로 그저 조롱하고 야단만 칠뿐, 그 문제점을 바로잡아주거나 위로할 줄은 모른다.

뿐만 아니라, 이런 사람들은 그 고통과 어려움을 모르다보니 자신의 말이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까닭에, 전혀 현실성이 없는 말을 하게 될 수도 있건만, ‘말하는 자’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거짓말을 하지 말아라’,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질 줄 알라’ 등,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것까지 아주 쉽게 행하라고 말한다.

마치, 그 정도는 누구든지 쉽게 다 할 수 있다는 듯이.

즉, 실제로는 아주 그럴 듯한 말로 자신은 겪기 싫은 고통과 어려움을 남들에게는 겪으라고 권유하고 강요하는 것이다.

그러다가도 누구인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져라’ 요구하면 눈을 잔뜩 부라리면서 ‘내가 왜 그래야하느냐?’ 큰소리치는데, 그러니 ‘말하는 자’는 결국, 남들이 고통과 어려움을 겪게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말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더구나 이런 사람들은 때로 자기의 말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남들에게 거침없이 욕하며, 주먹까지도 휘두른다.

따라서 이렇게 자신의 말에 책임지지 않는 ‘말하는 자’의 말에 순종했다가는 결국 심한 배신감만 느끼게 될 뿐인데, 이상하게 사람들은 대부분 ‘행하는 자’를 좋다고 하면서도, 사실은 자기의 말을 책임지지 않는 ‘말하는 자’를 더 좋아하고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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