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통한 사람공부 3

2014. 4. 13. 10:01세상 속 이야기/푯말 이야기

모든 사람들의 생각은 똑같은 순서로 변화하며, 나이가 어려도 생각하는 수준은 나이가 많은 사람들보다 훨씬 높을 수도 있는 반면, 나이가 매우 많아도 생각하는 수준은 나이가 어린 사람들보다 훨씬 낮을 수도 있다.’

한국단편문학전집에 빠져있던 당시, 작가는 다르지만 주제는 같은 소설을 하나씩 찾아내면서 결국 내가 알게 된 사실은 이 두 가지였다.

(소설가나 시인 등의 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생각이 변화하는 과정을 흔히 의식의 흐름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 뒤에는 학교 도서실까지 뒤지면서 사람의 생각이 변화하는 전체과정을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하지만 얼마 안 되어 곧 그만두고 말았다.

무엇보다 나 스스로 생각이 시작하는 지점과 끝나는 지점을 알 수 없었던 데다가, 그렇다고 딱히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소설가도 알 수 없었으니.

그러다가 26살 때의 어느 날, 우연히 소설가 이외수의 작품 을 읽던 끝에 내가 고등학생 때 어슴푸레 알았던, 그리고 그 뒤에 내가 거쳐 왔던 생각의 변화과정이 한 줄의 간단한 도표로 나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절묘하다!’

순간, 감탄한 나는 몇 번이나 탄성을 내지르면서 그것을 한참이나 살펴봤다.

그 복잡한 과정을 어떻게 이렇게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지?’

볼수록 탄성이 터져 나왔는데, 다시 찬찬히 살펴보니 그 도표는 내가 그동안 알고 있던 것과는 부분적으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차이가 있었다.

이 부분은 왜 이렇게 표현했지?’

하지만 역시 혼자만의 생각으로는 도무지 그런 차이가 생긴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더구나 당시 이외수도 내가 의문을 가졌던 부분에 대해 명확한 설명은 못했는데, 그렇다보니 오랫동안 혼자서만 이런 경우, 저런 경우를 생각하다가 결국 알아내지 못한 채 또 그만두고 말았다.

그로부터 한참의 시간이 지난 뒤, 그동안 사람에 대해 공부하면서 느끼고 알게 된 것들을 하나씩 정리하면서 겨우, 그때까지 알 수 있었던 사람의 생각이 변화하는 과정을 내 나름대로 정리할 수 있었으며, 그 뒤부터는 그것을 수많은 사람들에게 적용하면서 계속해서 수정하고 보완하고 있다.

내 생각도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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