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너무 너무 외로운 여행

2012. 1. 21. 12:13사람과 사람/나에 대한 이해, 남에 대한 이해

‘나(我)’를 찾는 사람들을,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처음에 ‘내 것’, ‘나만의 것’을 찾겠다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채, 어디로 어떻게 가야하는지도 모르는 채 막연한 여행을 떠난 사람들을 다른 사람들은 매우 특이하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 모두는 ‘내 것’이나 ‘나만의 것’, 혹은, ‘나(我)’가 아닌, 자신의 과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또는, 돈이나 공부 등의 다른 무엇인가에 온통 정신이 팔려있는 까닭인데, 그렇다보니 ‘나만의 것’을 찾는 사람들에게 흔히 ‘이상하다’, ‘신기하다’, 혹은, ‘쓸데없는 짓 한다’ 말하며, 심지어 ‘정신병자’ 등으로 손가락질하고 욕하는 사람들까지 드물지 않게 있다.

즉, 자신과 똑같은 것에 미쳐있지 않다고 이상하게 생각하고, 욕까지 하는 것이다.

철학에 미친 사람들 중에 데카르트를 미쳤다며,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를 오류라며 깔보는 사람들이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인데, ‘내 것’, ‘나만의 것’을 찾는 사람들이 ‘그럴 시간 있으면 공부나 열심히 해라’, ‘그렇게 한다고 돈이 나오느냐? 아니면, 밥이 나오느냐?’ 등의 조롱을 받는 이유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그 누구에게도 도움은커녕 오히려 조롱만 잔뜩 받다보니, 그래서 어디에 가든지, 누구를 만나든지 가슴속에 있는 말들을 하지 못하다보니 ‘내 것’, ‘나만의 것’을 찾는 사람들은, 또, ‘나(我)’를 찾는 사람들은 거의 예외 없이 모두 외롭다.

피눈물이 날 정도로 너무너무 외롭고 외로운데, 더구나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지도 모르는 채 ‘내 것’, ‘나만의 것’을 찾는 여행을 계속해야만 하기에 너무너무 힘들고 괴로우며, 그렇다보니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고통스럽고, 겨우 한 순간조차 서있기 힘들 정도로 너무너무 지친다.

하지만 사람이 하는 모든 일에는 반드시 끝이 있나니, 언제인가 그토록 간절하게 찾아 헤매던 ‘내 것’을, ‘나만의 것’을 찾게 되면 진저리가 처지도록 몹시 끔찍했던 외로움은, 그토록 처절했던 외로움과 고통은 흔적도 남기지 않고 모두 사라진다.

마치, 언제 외로움을 단 한 순간이라도 느낀 적이 있냐는 듯이.

그리고 이때부터는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완벽하게 버림을 받는다고 해도 더 이상 외롭지 않게 되는데, 그러니 신기루 같은 ‘내 것’을, ‘나만의 것’을 찾아 허깨비처럼 정처 없이 여행하는 사람들이여, 어떤 경우에도 절대로 실망하지 말고 앞으로 가라!

결코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나게 많은 것들이 저 앞에서 그대들을 기다리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