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속 이야기/정신병신 세상(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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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심리학쟁이란
언제인가 자신이 임상심리사라고 소개한 30대 중반의 한 남자와 잠깐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이야기 도중 내 팬이라도 되었다는 듯, 그는 나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연신 ‘옳습니다’, ‘맞습니다’ 외쳤는데, 너무 부담스러워서 말을 잇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무슨 말인가 하자 그는 대뜸 나를 정신병자로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과대망상인 듯싶군요. ○○○○라는 약이 좋으니 드셔보십시오.” ‘뭐야? 갑자기 왜 이래?’ 그의 돌변한 태도는 나를 적지 않게 당황하게 만들었는데, 이내 정신을 차리고는 그렇게 말한 이유를 하나하나 따져 묻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따져 물어도 그는 사과는 물론, 해명조차 하지 않았다. 그저 ‘남을 인정할 줄 알아야합니다’라는 말만 반복할 뿐. ‘남은 정신병자..
2016.11.03 -
인터넷 양아치들
“‘사람이 무슨 말이나 행동을 하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으니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먼저 그 이유부터 생각해라.” 초등학교도 입학 전인 겨우 6, 7살 무렵, 어머니는 몇 번인가 어린 나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지만 한낱 꼬맹이가 40대이셨던 어머니의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알아듣기는 무척 힘들었는데, 그래도 몇 번인가 듣다보니 나도 모르게 어느 새 그 말씀대로 따라서 하고 있었다. 심지어 누구인가에게 영문도 모른 채 얻어맞으면서도 도망칠 궁리는 않은 채 ‘이 사람은 도대체 왜 나를 때릴까?’ 생각할 때도 있을 만큼. 물론, 그렇다고 내 또래의 사람들이 다 그랬던 것은 결코 아니다. 그래도 누구인가 쉽게 이해 안 되는 말이나 행동을 했다고 해서 함부로 욕질이나 주먹질을 하는 등의 짓은 몇몇 말썽꾸러기..
2016.11.03 -
우울증의 원인
자신은 현직 상담사라고 밝힌 어떤 사람이 한 커뮤니티 사이트의 게시판에 이런 내용의 글을 올렸다. 상담사 : 무엇 때문에 우울해서 약을 드시나요? 내담자 : 모르겠어요. 상담사 : 혹시, 우울증이 심해질 때쯤 주변에 커플이 생기지 않았나요? 내담자 : 많이 생겼어요. 상담사 : 주변에 커플이 생기지 않으면 우울증 약을 안 먹어도 괜찮은가요? 내담자 : 맞아요.’ 그러면서 내담자가 우울증에 시달리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고 써놓았는데, 도무지 그의 말이 이해가 안 되었다. ‘그 이유는 이미 대화에 다 나와 있건만, 상담사라면서 왜 못 찾아내지?’ 그리고는 ‘주변에 커플이 많이 생긴 것이 바로 우울증의 원인’이라고 댓글을 달자 그도 잠시 뒤 내 글에 댓글을 달았다. “그것은 우울증을 촉발시킨 사건일 뿐, 우울증..
2016.11.02 -
정신병을 고치고 싶습니까?
정신분열증, 조울증, 게임중독, 알코올중독, 마약중독, 도박중독 등등. 특히, 우리나라에는 어렸을 때 상처받거나 방치되는 과정에서 쌓인 응어리 때문에 이런저런 정신문제에 시달리게 된 사람이 가장 흔하다. 이런 까닭에, 마음속에 잔뜩 쌓여있는 응어리만 모두 퍼내도 대부분의 정신문제는 고칠 수 있는데, 상담치료나 사이코드라마, 그리고 다양한 심리치료방법 중 가장 효과가 좋다는 글쓰기치료의 가장 기본적인 이치가 바로 이것이다. 아니, 간단하게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동화에서처럼, 틈틈이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실컷 속을 풀어내기만 해도 꽤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물론, 이렇게 해서 정신문제를 다 고치려면 상담치료를 받을 때만큼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하지만 막상 정신문제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거의 이..
2016.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