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잣대 1

2014. 5. 5. 10:45세상 속 이야기/푯말 이야기

어린 시절, 나를 괴롭히던 몇몇 아이들은 다들 괴롭힘을 당하기 싫어했으면서도, 나를 비롯한 다른 아이들은 툭하면 온갖 이유로 괴롭혔다.

심지어 말도 안 되는 이유나 없는 이유를 만들어서까지.

어떻게 저럴 수 있지?’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배신감이 느껴졌는데, 알고 보니, 사람들이 모두들 그 아이들처럼 남들에게는 몹시 인색한 반면 자신에게는 아주 관대했다.

모두들 자신의 실수는 남들이 이해해주고 감싸주기를 바랐던 반면, 남들의 실수는 악착같이 추궁했으니.

때로는 옆에서 구경하는 사람조차 질릴 만큼.

, 수많은 사람들이 온갖 이유로 남을 쉽게 배신했으면서도, 혹시나 배신당할까 두려워 남들에게는 절대로 배신하면 안 된다말하고 있었으며, 대단한 사람이나 된다는 듯이 남들에게는 정직해야한다’, ‘의리를 지켜야한다등으로 말했으면서도 필요하다 싶으면 언제든지 자신의 말과는 다르게 행동했다.

언제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냐는 듯이.

그리고는 그때가 지나면 사람들은 또다시 매우 뻔뻔하게 남들에게 정직해야한다’, ‘의리를 지켜야한다말했다.

마치, 자신은 결코 말과 다르게 행동한 적이 없다는 듯이.

뿐만 아니라, 큰 실수를 저지른 까닭에 남에게 엄청난 피해를 줬으면서도 오히려 큰소리만 치다가, 상대방으로부터 대수롭지 않은 피해만 받아도 불같이 화를 내던 사람도 결코 적지 않게 있었다.

먼저 큰 피해를 줬으면서도 미안하지도 않나?’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툭하면 아무에게나 자신이 일방적인 피해자요 희생자인 듯 억울함을 호소했는데, 그런 모습을 볼 때면 배신감을 넘어 혐오감마저 느껴졌다.

정말이지 인간이 싫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용납되고 있었다.

사람이 다 그렇지 뭐. 안 그런 사람이 있나?’라는 아주 간단한 말로.

그러다가도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손해가 된다 싶으면 금방 태도를 바꿔 공평하지 못하다등으로 툴툴댔는데, 그런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한동안 적지 않게 사람들에 대한, 세상에 대한 환멸감을 느끼기도 했다.

'세상 속 이야기 > 푯말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 가지 잣대 3  (0) 2014.05.05
두 가지 잣대 2  (0) 2014.05.05
신이 있느냐고요?  (13) 2014.04.30
티내는 사람들  (0) 2014.04.29
대표선수  (0) 2014.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