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잣대 3

자신에게는 몹시 관대한 반면, 남에게는 매우 인색한 사람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판단의 기준을 자신의 마음대로 아무렇게나 마구 적용하며, 입장을 바꿔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는데, 그래서 내 두 가지 잣대를 발견할 때마다 판단의 기준을 공평하게 적용하려고 노력했으며, 할 수 있는 만큼 입장을 바꿔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저 사람도 사람이요, 나도 사람이니까’, 혹은, ‘저 사람뿐만 아니라, 나 역시 법을 지켜야한다’ 등으로.

하지만 막상 그대로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아니, 때로는 피눈물을 결코 적지 않게 흘릴 만큼 몹시 힘들고 고통스러웠다.

왜냐하면, 그 과정에서 그만큼 많은 ‘내 것’을 포기해야했으니.1

심지어 때로는 내 자식들조차.

‘이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우니 사람들이 자신에게는 관대한 반면, 남에게는 인색한 사람들을 욕하면서도, 쉽게 자신의 두 가지 잣대를 버리지 못하는 것이었구나.’

그러나 내 나름대로는 열심히 노력했건만, 아무리 노력해도 결코 나와 남을 완벽하게 똑같은 잣대로 잴 수는 없었다.

더구나 아무리 노력해도 내 능력으로 결코 알 수 없는 판단의 기준도 결코 적지 않게 있었으며, 입장을 바꿔 생각할 수 없는 사람도 결코 적지 않게 있다 보니.

‘남자와 여자는 기본적으로 여러 가지 차이가 있는 까닭에 결코 완벽하게 서로를 이해할 수는 없구나.’

그러다가 ‘차이(差異)’에 대해 좀 더 명확히 알게 되면서 나를 비롯한 사람들에게 기준을 똑같이 적용하면 오히려 매우 심각한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 그러자 겨우 잣대, 즉, 기준에 대해 현실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다.

‘기준은 모든 사람들에게 일괄적으로 적용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때에 따라 적절하게 적용해야하는 것이구나.’

그러고 나니 그동안의 내 생각이 얼마나 위험했는지 알 수 있었다.

‘내가 그동안 기준에 대한 어설픈 이상주의에 빠져있었구나.’

그때, 또다시 나 스스로 몹시 부끄러웠는데, 그렇다보니 이제는 그 누구도 쉽게 욕하지 못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