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대한 공부’와 ‘남에 대한 공부’

2012. 2. 4. 22:16사람과 사람/나에 대한 이해, 남에 대한 이해

‘나에 대한 공부’와 ‘남에 대한 공부’

이중에서 ‘남에 대한 공부’는 끝이 없다.

왜냐하면, ‘나’는 오직 한 명이뿐지만, 이 세상에 남은 셀 수 없이 많이 있기 때문인데, 더구나 누구든지 자신에 대한 정보는 얼마든지 알 수 있는 반면, 남에 대한 정보는 겨우 몇 가지만 알 수 있는 까닭에 평생 동안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단 한 명의 남조차 결코 제대로 알 수 없다.

함께 사는 가족도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많건만, 어떻게 함께 살지 않는 남에 대해서는 그 이상으로 더 잘 알 수 있을까?

또, 남에 대한 정보는 과장되거나 포장되는 등 누구인가에 의해 잔뜩 조작된 것도 많이 있으며, 아예 터무니없는 가짜들도 많이 있다.

그러니 충분히 검증하지 않으면 이 같은 조작된 정보나 가짜 정보에 잔뜩 오염돼 결국 남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에 찌들게 될 수도 있는데, 뿐만 아니라, ‘남에 대한 공부’만 열심히 하는 경우에는 정신분석학자들이나 심리학자들, 또, 철학자들처럼 정작 자신에 대해서는 개뿔도 모르게 된다.

그래서 사실 ‘남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은 ‘나’와 남 모두를 위해서 더할 수 없이 위험하며, 더할 수 없이 어리석은 행위라고 이해하면 정확하다.

하지만 이런 형편인데도 전 세계의 모든 나라들에서는 ‘나에 대한 공부’는 거의 무시된 채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그저 ‘남에 대한 공부’만 강조되고 있으며,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오랫동안 ‘남에 대한 공부’가 최고의 공부로 대접받아왔다.

공자 왈, 맹자 왈, ‘다윈은 이렇게 말했다’, ‘어떤 철학자는 저렇게 말했다’, ‘지구의 기원에 대해 천체물리학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등등.

그런데 이렇게 어릴 때부터 ‘남에 대한 공부’만 하던 것이 몸에 밴 까닭일까?

엉뚱하게 정치인이나 연예인 등의 유명인에게 자신의 영혼을 팔아먹은 사람들이 수두룩하며, 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수많은 사람들은 각종 인문서적들을 통해서 또 끝도 없는 ‘남에 대한 공부’를 계속한다.

이런 형편이니 정신병자나 각종 변태성욕자처럼, 정작 알아야할 자신을 몰라 쩔쩔매는 사람들이 셀 수 없이 많을 수밖에.

이런 형편이니 ‘나(我)’를 알기 위해 노력하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잔뜩 거부감만 드러내거나 온갖 욕설을 늘어놓을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