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19. 10:12ㆍ세상 속 이야기
한 TV프로그램에서 직장에 출근하는 남편에게 밥도 안 주고, 돈을 모두 틀어쥔 채 차비 등 용돈도 한 푼 안준다는 아내를 본 적이 있다.
그렇다보니 그녀의 남편은 심지어 굶으면서 직장에서 지급되는 식비를 아껴 차비 등의 용돈을 쓴다고 했는데, 그런데도 그녀는 잘못한 것이 전혀 없다는 듯 오히려 큰소리를 쳤다.
‘어쩌면 저렇게 악독할 수 있을까? 어떻게 자랐기에 출근하는 남편에게 밥은 물론 차비도 안줄 만큼 악독해졌을까?’
당시,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정작 재미있는 것은 사람들의 반응.
이런 아내도 있더라고 소개하자 대부분 “그 남편은 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기에?” 반문한다.
이 무슨 황당한 질문인지?
어떻게 용돈 한 푼 없이 쫄쫄 굶으면서 돈을 번다는 남편을 굶어 죽어도 마땅한 죄인으로 의심할 수 있는지?
“이 사람아, 애꿎은 사람을 수 십 명씩 죽인 연쇄살인범들도 꼬박꼬박 밥은 준다. 그 남편이 연쇄살인범들보다 더 흉악한 죄를 지었을까? 그렇다면 벌써 교도소에 갇혔겠지. 그리고 노예도 밥은 먹이고 일을 시키는데, 열심히 일을 하는 남편에게 밥도 주지 않고, 용돈마저 한 푼 안준다는 게 말이 돼?”기가 막혀 퉁명스럽게 한마디 했더니 한 아내는 “여자는 미우면 그럴 수도 있다!” 대꾸한다.
“연쇄살인범들은 예뻐서 밥을 줄까? 연쇄강간범들은 기특해서 밥을 줄까?”
도대체 사람들은 왜 이토록 잔인하고 무서운지?
남편은 아예 아내에게 남편으로서의 기본적인 대우는커녕, 생명체로서의 기본적인 대우조차 못 받고 있건만, 오히려 아내를 두둔하다니.
사람들이 가해자를 두둔하기 좋아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물론, 직접 겪지는 않으니 그 남편의 괴로움을 모두 다 헤아릴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내에게 아예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의 대우를 받는, 아예 생명체로서의 대우조차 받지 못하는 남편을 ‘그럴 수도 있다’ 생각하다니.
이런 사람들이 있으니 자신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듯 당당하게 큰소리를 치는 아내가 있을 수밖에.(사진 : MBN <님과 남 사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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