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쟁이가 되기 위해

2014. 4. 5. 10:53세상 속 이야기/푯말 이야기

글쟁이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뒤, 나는 다시 어떤 종류의 글을 쓸 것인지 고민에 빠졌다.

그때까지 내가 가끔 썼던 글은 오직 시였건만, 어릴 때부터 시인은 밥 먹고 살기 힘들다는 말을 워낙 많이 들었기에.

그렇게 며칠을 생각한 끝에 결국 소설가가 되기로 마음먹었는데, 그때부터 또다시 여러 날을 어떤 종류의 소설을 쓸 것인지 생각했다.

순수소설? 추리소설? 아니면, 상업소설?’

더구나 그때까지 소설을 쓰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한 번도 없었기에 섣불리 아무 소설이나 마구 썼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되겠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

그러다가 어느 순간 문득, 글을 쓰려면 먼저 글을 통해 무엇인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 글의 주제라고 말하는.

그래서 이때부터 나는 글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생각했는데, 그 생각은 끝맺기 결코 쉽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도통 내가 글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알 수 없었으니.

이런 주제에 무슨 글쟁이가, 소설가가 되겠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힘들게 잡은 인생의 끄나풀을 포기할 수는 없었기에 다시 며칠 동안을 나는 왜 하고 싶은 말이 없는가?’를 생각했었다.

친구들과 수다도 잘 떨던 놈이 왜 갑자기 글을 통해서는 하고 싶은 말이 없지?’

그러던 어느 순간, 내 머릿속에는 남들의 생각과 남들 때문에 시작된 생각만 온통 들어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내 안에 정작 있어야할 내가 없구나! 그러니 당연히 하고 싶은 말도 없지!’

그때의 충격이란.

그로부터 꼬박 3일 동안을 그 쇠망치로 맞은 듯싶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 그 뒤에야 비로소 조금씩 나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제까지 배우기만 한데다가, 아직 나이가 어리니 그럴 수도 있지라면서.

그리고 그때를 시작으로 시간이 있을 때마다 조금씩 내 속에서 나만의 생각’, , ‘나만의 것을 찾기 시작했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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