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7. 10:00ㆍ세상 속 이야기/푯말 이야기
무턱대고 ‘나만의 것’을 찾아 헤매던 시절.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다보니 처음에는 어디에서인가 주워들은 대로 때로는 벽에 점을 하나 찍어놓고 한참이나 노려보는 등 면벽참선을 하기도 했고, 때로는 내 마음속에서 울려나오는 소리를 듣겠다면서 손가락 사이에 볼펜을 한 자루 낀 채 멍하니 눈을 감고 있기도 했다.(한참 뒤에야 이렇게 하는 것이 ‘기 운행’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숱한 시행착오를 거듭하던 어느 날, 우연히 이해를 위한 분석을 시작했던 나는 함께 ‘이 세상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과 ‘이 세상에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하기 시작했는데,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그때부터는 점점 하루하루가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하루하루가 새로울 만큼 계속해서 점점 더 많은 사실을 스스로 깨달아 알게 됐고, 그렇다보니 내 스스로 부쩍부쩍 성장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알 수 있었으니.
눈을 뜨고 있을 때는 물론, 심지어 잠을 자다가도 문득.
그래서 당시에는 다음 순간이, 다음날이 몹시 기다려졌다.
‘이 다음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러던 어느 날, 내 자신의 존재를 명확하게 알게 된 뒤부터 그동안 두 갈래, 세 갈래로 이어지던 ‘나만의 것’을 찾기 위한 여행은 한 갈래로 모아졌는데, 그러면서 나보다 앞서 ‘나만의 것’을 찾기 위해 노력했던 선배들을 한 명씩 차례대로 만날 수 있었다.
소크라테스, 조주선사 등의.
그러다가 어느새 4년 가까운 시간이 훌쩍 지난 내 나이 23살 3월의 어느 봄날.
아무런 도구도 없이 눈앞도 볼 수 없을 만큼 캄캄한 밤에 어디인지도 알 수 없는 산속을 엉금엉금 기어 헤매듯이, 겨우 도착한 크고 깊은 어두움 속에서 꼬박 3일 동안을 헤매던 끝에 ‘빛 그림자’를 만났다.
‘아! 여기가 끝이었구나!’
그 순간, ‘나만의 것’을 찾기 위한 여행이 끝났음을 직감적으로 알았는데, 뒤이어 내가 왜 이 세상에 태어났는지 알게 되었고, 그러자 비로소 ‘나만의 것’도 찾아낼 수 있었다.
즉,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사람으로서 내가 해야 할 역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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