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15. 22:38ㆍ세상 속 이야기/정신병신 세상
자신의 동생이 오랫동안 심각한 불안증상에 시달렸다고 말하던 한 남자가 있었다.
“그렇게 될 만한 이유가 전혀 없는데도, 어느 날부터인가 동생이 누구인가 자신을 감시하기 위해 몰래 달아놓은 감시카메라를 찾겠다며 툭하면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놓더라고요. 겨우겨우 설득해서 정신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동생이 조현병을 앓고 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어린 시절에 오랫동안 집안에 혼자 방치됐던 사람들 중에는 그의 동생과 같거나 비슷한 불안증상에 시달리는 사람이 종종 있다.
그래서 무턱대고 정신과의사의 말을 믿기보다 먼저 충분히 검증할 것을 말했지만, 그는 단호하게 내 말에 콧방귀를 뀌었다.
“저희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시느라 집을 많이 비우셨던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제 동생은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것이 아니라, 뇌의 이상으로 인한 정신병을 앓고 있는 것입니다.”
더구나 맞벌이를 하느라 부모님이 집을 많이 비웠다면 먼저 자신의 동생이 오랫동안 방치된 적이 있는지는 생각해보지도 않은 채, 무턱대고 자신의 동생이 뇌의 이상으로 인한 정신병을 앓고 있다니?
그렇다면 언제인가 뇌를 다친 적이라도 있다는 말인가?
아니면, 자폐증이나 다운증후군처럼 태어날 때부터 뇌에 이상이 있었다는 말인가?
그런데 비단 이 남자뿐 아니라, 언제인가부터 정신문제를 마음의 병이 아닌 뇌의 이상으로 인한 정신병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아마 정신의학에 뇌 과학이 도입되면서부터인 듯싶은데, 이렇게 되니 가장 살판난 사람들은 바로 정신과의사들이다.
골 아프게 상담을 하거나 정신분석을 하는 등으로 다른 이야기할 필요 없이 그저 ‘전두엽 이상’, ‘후두엽 이상’ 등 환자나 보호자가 쉽게 알아듣지도 못할 말을 잔뜩 떠벌이고는 기껏 약만 처방해주면 되니.
혹은, 환자를 병원에 가둬놓고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약이나 계속해서 먹이든지.
또, 마음의 병이 뇌의 이상으로 인한 정신병이라는 말은 자식을, 동생 등 형제를 정신병자로 만든 가해자들에게도 좋은 핑계거리가 되고 있다.
그냥 그렇게만 말한다면 자식을, 형제 등을 정신병자로 만들었다는 양심의 가책에 시달릴 필요도 전혀 없으며, 남들에게 손가락질을 안 받아도 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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