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18. 10:42ㆍ세상 속 이야기/정신병신 세상
서글픔이나 분노, 그리고 서러움과 억울함 등등.
상처받고 억눌리면서 가슴속에 잔뜩 쌓인 온갖 복합적인 감정을 말하는 응어리.
어린 시절부터 주변의 어른들로부터 응어리라는 말은 종종 들었지만, 그것은 마냥 멀게만 느껴졌다.
거의 평범한 어른들이 사용하다보니 그 표현 자체가 낡고 품위 없게 느껴졌으며, 더구나 나는 응어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되었기에.
분명히 나 역시 어릴 때부터 집에서, 학교 등의 사회에서 결코 적지 않은 상처를 받으면서, 잔뜩 억눌리면서 내 마음속에도 적지 않은 그것이 쌓여있었건만.
그 뒤, 스트레스라는 그 정확한 의미조차 알 수 없는 외국말에 점점 익숙해지면서 더욱 관심을 안 갖게 됐는데, 오죽하면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 누구인가로부터 ‘너 때문에 내 마음속에는 응어리가 졌다’ 말을 들었을 때도 무덤덤할 정도였다.
잠깐 ‘내가 저 사람을 좀 힘들게 한 모양이구나’ 생각했을 뿐.
그러다가 사람공부를 몇 십 년 한 뒤 보니, 응어리라는 말이 어찌나 정확하던지.
스트레스나 트라우마 등 외국말들과는 달리, 응어리라는 말에는 상처받고 억눌린 사람들의 잔뜩 일그러진 마음이 미세한 하나하나까지 모두 담겨있었다.
서글픔, 화나 분노, 서러움, 억울함, 갑갑함이나 답답함, 괴로움 등등.
그리고 그것은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엄청난 악영향을 주고 있었다.
정신건강뿐 아니라, 몸의 건강과 성적으로도.
가정에서, 또, 학교 등 사회에서 제대로 표현은 못한 채 아주 흔하게 일방적으로 상처받고 억눌리니 당연히 그렇게 될 수밖에.
그래서 그 뒤부터 특히 정신문제에 시달린다는 사람들에게는 ‘마음속에 잔뜩 쌓여있는 응어리부터 쏟아내야 한다.’ 말하는데, 하지만 알아듣는 사람은 매우 적다.
오히려 ‘헛소리!’ 등으로 조롱하거나 비난하는 사람이 더 많을 뿐.
물론, 충분히 이해는 한다.
아주 어린 나이부터 사람공부를 시작했던 나 역시 오랫동안 스트레스나 트라우마 등의 그 정확한 의미도 알 수 없는 외국말에 익숙해져서는 내 마음속에 응어리가 있는지도 몰랐으니 다른 사람들이야 오죽할까?
그러나 자신의 마음속에 잔뜩 응어리가 쌓여있는지도 모를 만큼 자신에게는 도통 관심이 없으니 결국 정신병자라는 말을 듣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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