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성(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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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성과 특수성
어릴 때부터 나 스스로를 변호하는 습관이 몸에 밴 까닭에 초등학교 때까지 나는 말을 논리정연하게 참 잘했다. 오죽하면 어머니가 나중에 변호사를 시켜야겠다고 생각하실 정도였으니. 하지만 어느 날인가부터 몇 가지 이유로 말하는 데 점점 게을러지기 시작했는데, 그러다보니 정리되지 않은 나 혼자만의 생각을 그저 내키는 대로 말할 때가 점점 늘어났다. 충분한 부연설명을 하지 않으면 누구도 쉽게 이해할 수 없게 말을 하거나 말하던 도중 갑자기 그만두는 등으로. ‘말한다고 알아듣겠어?’ 생각하면서. 혹은, ‘알아들을 사람은 알아듣겠지’ 생각하면서. 그렇다보니 주변사람들에게 엉뚱한 오해를 받을 때가 자꾸 늘어났는데, 이 때문에 좀처럼 내 생각을 말하지 않는 습관이 더욱 몸에 배게 되었다. 마침 그때 ‘책상은 책상이다’..
2014.04.08 -
조심해야할 전문가들의 일반화
문제가 심각한 남편들은 수입을 아내에게 공개하지 않는다 말하는 한 여성변호사. 그러면서 남편들이 바람을 피우는 등의 문제를 일으키지 못하게 하려면 99.9%의 아내가 가정의 경제권을 가져야한다고 주장하는데, 주로 문제가 심각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쌓은 경험이 모든 남자들에게 적용된다는 듯 일반화하다니. 물론, 사람이란 자신을 기준으로, 자신의 경험을 기준으로 남을 이해하려고 하는 특징이 있으니 이 같은 일반화가 무턱대고 문제가 있다고만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를 검증 없이 무턱대고 인정한다면 곧 속아 편견과 선입견을 갖는 등 모든 사람들을, 혹은, 모든 남자들이나 모든 여자들 등 특정한 사람들을 오해하기 매우 쉬우며, 특히 전문가들의 일반화를 충분히 검증하지 않았다면 더욱 이같이 되기 쉬운 것..
2013.01.04 -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이 말의 의미를 알기 위하여 노력하다보면 사람은 가장먼저 ‘특수성’과 ‘일반성’(또는, ‘보편성’)을 깨닫게 된다. 즉, ‘산’이나 ‘물’에는 누구나 자기의 마음대로 다른 이름을 붙일 수도 있으며, 또, 그렇게 부를 수도 있지만, 이렇게 했다가는 다른 사람들과 서로 말이 통하지 않게 되며, 이 때문에 몹시 혼란스럽게 되는 까닭에, 이런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산은 산이라고 불러야 하고, 물은 물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깨닫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때부터 사람은 ‘특수성’보다 ‘일반성’(또는, ‘보편성’)을 갖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하는데, 하지만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가 이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렇다보니 다시 그 의미를 알기 위하여 노력하다보면 사람은 ..
2011.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