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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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역할
아들이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의 어느 공휴일. 거실에 누워 TV를 보고 있는데, 밖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한참 뛰어놀고 있는 줄 알았던 아들이 갑자기 현관문 앞에서 큰소리로 “아빠!” 부르는 것이었다. “응?” ‘혹시 무슨 일이 있나?’ 깜짝 놀라 얼른 큰소리로 대답했는데, 하지만 아들은 기다려도 더 이상 아무 말이 없었다. ‘혹시, 누가 집에 못 들어오게 하나? 혹시, 집 앞에서 납치라도 됐나?’ 여러 가지 걱정스러운 생각이 스쳐서 몸을 일으키는 순간, 때마침 잠시 외출했던 아내가 돌아와 아들의 무사함을 알렸다. “그냥 애들이랑 신나게 잘 놀고 있던데.” 아들에게 군것질거리도 사줬다는 말을 들으면서 겨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는데, 그 뒤에도 두어 번 더 아들은 또 똑같이 나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 ..
2014.03.23 -
TV만 보는 남편
퇴근한 남편은 TV만 볼 뿐, 아이들에게도 거의 관심이 없다고 투덜대는 한 아내. 즉, 남편이 아버지의 역할조차 제대로 하지 않아 불만이라는 것인데, 이에 남편은 아내와의 사이가 시들해진 것이 원인이라고 털어놓는다. 아내와의 관계에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아버지의 역할조차 하지 않으려고 하다니. 그러면서도 그는 어머니의 고자질에 당장 달려가 아이들을 혼낸다. 따라서 남편은 가장과 아들의 역할에만 충실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 결혼을 했는데도, 더구나 자식이 있는데도 자신이 감당해야할 역할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면 누구나 이처럼 되기 매우 쉽다.(사진 : EBS 캡처)
2013.01.30 -
가장과 아버지 중에서
오랫동안 자신의 아버지를 보면서 배운 것처럼, 육아보다 경제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이 더욱 자신에게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한 아버지. 물론, 아버지에 대해 견습한 것이 이 정도라면 그 이상으로 아버지 역할을 하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경제활동이란 가장의 몫일 뿐, 반드시 아버지의 몫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전통적으로 남자가 가장과 아버지의 역할을 함께 감당하다 보니 경제활동을 흔히 아버지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것뿐. 그렇다보니 아무리 많은 돈을 벌더라도 따로 아버지의 역할에 충실하지 않는다면 ‘돈 말고 해준 것이 뭐가 있어요?’ 등의 불평을 듣는 등 자식에게는 결국 가장의 대우만 받기 매우 쉬운 것이 현실인데, 그러니 자식에게서 아버지의 대우도 함께 받고 싶다면 아버지의 역할에도 충실하기 위해..
2013.01.30 -
이해를 구걸하는 아버지
자식에게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는다면서 몹시 섭섭해 하는 한 아버지. 그런데 비단 이 아버지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부모들이 이처럼 부모로서의 자존심도 없다는 듯 자식에게 자신을 이해해달라고 구걸한다. 그중에는 심지어 초등학교도 안 들어간 나이 어린 자식에게 자신을 이해해달라고 구걸하는 부모들도 있는데, 그러면서도 이런 부모들은 정작 자신의 자식은 이해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자식이야 능력이 부족해서 하고 싶어도 부모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지만, 자신은 얼마든지 자식을 이해할 수 있건만 굳이 이해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이다.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해 이런 것인데, 이런 부모는 먼저 쓸데없이 자극하기보다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철저하게 가만히 내버려두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사진 :..
2012.05.10 -
성질 사나운 아버지 1
자신이 아들과 대화를 못하는 이유를 오직 아들 때문이라고 말하는 한 아버지. 그리고 성질이 사나운 사람들이 흔히 그렇듯이, 이 아버지도 자신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오직 가족에게만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역시 성질이 사나운 사람들이 흔히 그렇듯이, 이 아버지도 자신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대강 알고 있다. 그러나 그런데도 자신만은 결코 바뀌려고 하지 않는데, 그러니 이런 아버지에게는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말할 수 있다.(사진 : SBS ‘무언가족’ 캡처)
2012.05.07 -
아버지들의 비애
대부분의 어머니들과는 달리, 대부분의 아버지들은 생업으로 인해 하루 중 자녀와 떨어져있는 시간이 매우 많다. 특히, 우리나라나 일본의 도시처럼 직장문화가 독특한 지역에서는 아버지가 하루 중에서 단 1초도 자녀와 함께 하지 못하기 쉬운데, 또, 자녀와 함께 할 수 있다고 해도 매우 피곤하거나 잔뜩 스트레스 받은 상태일 때가 많아서 자녀에게 순수한 아버지로서의 마음을 표현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아직 어린 자녀에게 자신의 형편을 이해해달라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 그렇다보니 대부분의 아버지들은 자녀에게 어머니와 같은 정도의 친밀감을 느끼도록 만들기는 매우 힘든데, 그래서 어린 시절부터 습관이 되지 않은 자녀의 경우에는 자랄수록 자신의 아버지에게 점점 더 거리감을 느끼기 쉽다. 뿐만 아니라, 아버지..
2012.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