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역할
아들이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의 어느 공휴일. 거실에 누워 TV를 보고 있는데, 밖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한참 뛰어놀고 있는 줄 알았던 아들이 갑자기 현관문 앞에서 큰소리로 “아빠!” 부르는 것이었다. “응?” ‘혹시 무슨 일이 있나?’ 깜짝 놀라 얼른 큰소리로 대답했는데, 하지만 아들은 기다려도 더 이상 아무 말이 없었다. ‘혹시, 누가 집에 못 들어오게 하나? 혹시, 집 앞에서 납치라도 됐나?’ 여러 가지 걱정스러운 생각이 스쳐서 몸을 일으키는 순간, 때마침 잠시 외출했던 아내가 돌아와 아들의 무사함을 알렸다. “그냥 애들이랑 신나게 잘 놀고 있던데.” 아들에게 군것질거리도 사줬다는 말을 들으면서 겨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는데, 그 뒤에도 두어 번 더 아들은 또 똑같이 나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 ..
2014.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