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은 책상이다
고등학교 1학년 1학기가 거의 마무리되어가고 있던 어느 날. 수업을 마친 뒤 친구와 수다를 떨며 집으로 돌아오고 있는데, 서점에 진열돼있던 책 한 권의 제목이 우연히 눈에 들어왔다. ‘책상은 책상이다’ 하지만 처음에는 그냥 무시하고 말았다. ‘당연히 책상은 책상이지. 당연한 걸 왜 이상하다는 듯 써놔?’ 그러고는 그냥 지나치려는데 문득 점심시간이면 늘 책상 위에 꺼내놓은 도시락을 먹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아니지, 책상은 밥상이 될 수도 있지. 또, 작업대가 될 수도 있잖아. 그런데도 왜 책상은 책상으로만 사용해야한다는 듯 써놨지?’ 그렇게 그 제목만 갖고 생각을 이어가기 시작했는데, 그로부터 며칠 뒤 비로소 그 의미를 알 수 있었다. ‘그래, 책상은 작업대라고 말할 수도 있고, 밥상이라고 말할 수도 ..
2014.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