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는 뭐니?’ EBS ‘60분 부모: 아동성폭력예방 특집 생방송’

2012. 2. 18. 01:23세상 살기/검증합시다!

지난 2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 간 EBS <60분 부모>에서는 아동성폭력 예방을 위한 ‘아동성폭력예방 특집 생방송’을 실시했다.

지난 2월 15일의 첫 방송분에서는 배우 김형일이 여성가족부가 지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3차례 발표한 아동성범죄자 분석자료를 근거로 “아동 대상 성범죄는 가정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밝혔는데, 이날 출연한 여러 전문가들도 이 같은 사실을 증명하는 여러 가지 사례를 소개해 큰 충격을 줬다.

그런데 현실이 이렇다면 무엇보다 가장먼저 가정에서 아동 대상의 성범죄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이유와 더 이상 가정에서는 이러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보는 시간부터 가지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아동성폭력의 가장 온상인 가정은 그냥 내버려둔 채, 엉뚱하게 아동안전지킴이집과 학교 등의 외부시설과 정부의 시책이 얼마나 잘 실시되고 있는지만 점검해 아동성폭력의 원인이 온통 사회와 국가에만 있다는 듯 인식시켰다.

더구나 16일 방송분에 출연한 한 전문가가 “근친에 의한 아동성폭력은 후유증이 더욱 심각하다”고 가정 내에서 가족 간에 이루어지는 아동성폭력의 피해에 대한 심각성을 매우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아동성폭력 예방을 위해 부모에게는 ‘자녀에게는 이렇게 교육해라’라고 말해 결국 아동성폭력 사건은 어린아이들 스스로 예방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듯 인식시켰으며, 아동성폭력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그저 수사기관이나 여성긴급전화 1366에 도움을 요청하라고, 마치 새삼스럽다는 듯 소개했다.

고작 이 정도의 프로그램이 아동성폭력 예방과 아동성폭력사건 해결에 무슨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물론, 굳이 따지자면 이 프로그램에서 가정에서의 아동성폭력 예방을 위한 조언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7일 방송분의 끄트머리에서 “아이는 24시간 어른들이 지켜줘야한다”라고 MC인 지승현 아나운서가 한마디 하기는 했으니.

겨우 이 정도의 프로그램이나 제작할 것이라면 도대체 뭐하려고 바쁜 전문가들을 불러냈는지? 차라리 그럴 시간에는 성폭력피해 아동을 한 명이라도 더 상담하는 것이 훨씬 나았을 듯싶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