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교육의 문제점

2011. 8. 26. 15:57양육과 교육

가을이 되어 사과를 딸 수 있는 시기가 되면 과수원 주인은, 굳이 구분하지 않고, 나무에 열려있는 사과들을 일단 하나하나 모두 다 딴다.

그 뒤에는 딴 모든 사과들을 ‘상품성’을 기준으로 분류하며, 그 다음에는 상품성이 있는 사과들만 다시, ‘무게’나 ‘크기’ 등을 기준으로 하나하나 분류하고, 다시 그것들을 일정한 개수로 나누어 상자 안에 넣고 포장하게 된다.

이 전체의 과정이 바로 사과 한 상자가 생산되는 일반적인 과정인데, 비단 사과의 경우뿐 아니라, 다른 과일들 역시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한 상자씩 포장되며, 또, 사람이 다른 일들을 처리하는 경우 역시, 일반적으로 이와 같은 순서로 진행된다.

즉, 하나하나의 ‘경우’들이 모여서 전체집합을 이루고, 그 전체집합은 매우 다양한 기준들에 의하여 매우 다양하게 분류되어 각기 하나의 부분집합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부분집합들이 다시 모여서, 새로운 또 하나의 전체집합을 이루며, 또, 그 새로운 전체집합은 다시 새로운 기준들에 의하여 매우 다양하게 분류된다.

그렇게 재탄생한 부분집합들은 또다시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새로운 전체집합을 이루고, 계속해서 분류되는 과정이 끝없이 반복되는데, 그렇다면 사람에게 새로운 정보를 전달할 때에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 것이다.

더구나 이런 전달방식이 사람의 생각하는 구조와 정확하게 일치하니

그런데 현재 중고등학교에서 실시되고 있는 수학교육과정을 살펴보면 희한하게도 ‘분석’의 개념이 반드시 필요한 ‘집합’부터 가장먼저 가르치고 있다.

마치, 이 세상에는 ‘경우의 수’보다는 ‘전체집합’이 먼저 존재했었다는 듯이.

수학이라는 학문 역시 서양에서 충분한 검토조차 거치지 않고 무분별하게 수입한 것이 그 근본적인 원인이 아닐까 싶은데, 물론 비록 이렇게 되었다고 해도, 그로 인하여 아무런 문제만 생기지 않는다면 현재의 중고등학교 수학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배열순서가 뒤바뀌어 있다 보니 ‘집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매우 많이 있으며, 겨우 이해를 했다고 해도, 방정식이나 함수, 통계 등의 다른 분야들과 연결시켜서 이해하지 못하는 중고등학생들이 거의 모두이다.

뿐만 아니라, 이런 문제가 있다 보니 매우 많은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힘들게 배운 수학을 실생활에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흔히 수학을 ‘대학교에 가기 위해 필요한 학문’으로만 인식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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