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고수’(高手)란

2011. 9. 15. 12:10세상 살기/검증합시다!

과연, 최고(最高)란 무엇일까? 도대체 최고란 어떤 의미일까?

말 그대로 해석하자면, ‘가장 높다’는 의미일 것인데, 백두산이나 에베레스트 등의 산에서는 최정상의 한 지점을 가리키는 말이 될 것이다.

그런데 산의 가장 높은 지점이란 그곳까지 도달할 수 있는 모든 길들을 아우른다.

가볍게 걸어오를 수 있는 길이든지, 로프를 타고야 올라갈 수 있는 암벽길이든지, 혹은, 흰색의 눈이 잔뜩 덮인, 꽁꽁 얼어있는 길이든지.

즉, 산의 꼭지점은 그 아래의 모든 지점들을 아우르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알고 보면, 에베레스트 산과 같이 높은 산들의 꼭대기만이 그 아래의 모든 길들을, 지점들을 아우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높이가 100m인 산들은 물론, 높이가 겨우 1m인 야트막한 언덕들의 꼭지점 역시 그 밑의 모든 길들을, 지점들을 아우르고 있으니.

‘고수’(高手) 역시 바로 이렇다고 말할 수 있는데, 그래서 진정한 ‘고수’란 사실은 그저 높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저 최고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동시에 그 아래의 모든 사람들을 아우른다.

가정을 비롯한 모든 조직들의 구성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듯이.

따라서 진정한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단지 실력만 키우기 위하여 노력할 것이 아니라, 단지 높아지려고만 노력할 것이 아니라, 동시에 자기보다 못한 모든 사람들을 아우르기 위하여 노력해야하며, 또,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먼저 늘 자신이 갖고 있는 온갖 ‘틀’들을 끊임없이 버리려고 노력해야하며, 또, 실제로 그렇게 되어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결국 그 ‘틀’에 매어 단 한 사람이라도 제대로 아우르지 못하게 될 것이니.

이런 까닭에 ‘고수(高手)는 무형(無形)’이라고 하는데, 하지만 자신이 ‘최고!’라고 우기거나 자랑하기만 할뿐, ‘이것이 최고이다!’라고 외치기만 할뿐, 그 아래의 다른 사람들을 아우르지 못한다면 100m 높이의 최고에, 겨우 1m 높이의 최고에 있는 것도 아니며, 사실은 겨우 그만큼의 ‘고수’도 아니라는 말이 될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세상에는 자신이 아버지, 혹은, 엄마라며, 교사라며, 권력자나 부자라며, 또, 지식인이라며, 자신이 최고라고 떠드는, ‘내가 최고이니 무조건 순종하라’ 강요하는 사람들만 수두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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