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16. 15:09ㆍ세상 살기
‘당신에게 자식이 두 명 있는데, 그중 한 명은 당신의 말에 따라 개고기 보신탕을 먹지 않지만, 다른 한 명은 당신 몰래 개고기를 먹는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렇게 질문을 하면 매우 많은 대학생들이 ‘개고기 보신탕을 먹는 자식’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중에는 심지어 ‘내쫓겠다’, ‘차라리 죽여버리겠다’ 등으로 극단적인 대답을 하는 학생들도 드물지 않게 있는데, 그들이 ‘개고기 보신탕을 먹으면 안 된다’는 ‘틀’만 갖고 있지 않았다고 해도 이렇게 무섭게 대답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대학생들이야 아직 부모가 되어보지 않았으니, 아직 부모로서의 현실감각이 없다보니 그렇게 대꾸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매우 많은 부모들이 자신만의 철학을, 자신만의 ‘틀’을 자식들에게 강요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그 자식들 중의 상당수가 불량배를 비롯한 범죄자나 정신병자가 되는 등의 문제들을 일으키고 있다.
즉, 수많은 부모들이 대수롭지 않은 자신의 ‘틀’ 때문에 소중한 자식을 망가뜨리고 있으며, 또, 잃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적지 않은 대학생들의 ‘개고기 보신탕을 먹는 자식’에 대한 부정반응을 마냥 무시하거나 마냥 가볍게만 여길 수는 없을 것인데, 비단 부모와 자식 사이뿐 아니라, 이 ‘생각의 틀’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쉬지 않고 문제들을 만든다.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를 불에 태워 죽인 사람들의 경우를 통하여 알 수 있듯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틀’ 안에 들어있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을 욕하고 때리며, 심지어 죽이기까지 하니.
이런 까닭에, ‘틀이란 끊임없이 문제를 만든다’ 말하는 것인데, ‘틀을 버려야한다’ 말하는 이유 역시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틀’을 버린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만은 않으며, 때로는 피눈물을 흘릴 만큼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더구나 사람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틀’ 중에는 사람으로서 반드시 지켜야할 것도 있는 까닭에 막상 어느 것을 버려야할지 결정하기 쉽지 않은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틀’이란 버려야하며, 하루에도 몇 번씩 계속해서 버려야한다.
그러나 그러지 않는다면 셀 수 없이 많은 문제들이 끊임없이 생기게 되며, 그것들에 끊임없이 시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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