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13. 10:31ㆍ세상 속 이야기/푯말 이야기
아버지가 사업을 하는 까닭에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가정에서 큰 어려움 없이 자란데다, 취업의 걱정도 없던 한 외동 청년이 있었다.
부모가 연로한 까닭에 취직보다는 아버지의 일을 한시라도 빨리 배워야했으니.
하지만 그는 대학을 졸업할 때쯤 되자 갑자기 취직을 해야겠다고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저 역시 취직을 해야 할 듯싶습니다.”
7순이 넘었다는 아버지가 언제 어떻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건만, 아버지의 일을 물려받을 생각은 않고 왜 갑자기 어려운 취직을 하겠다고 말하는지.
그렇다고 따로 하고 싶은 일이 있는 것도 아니라면서.
‘혹시, 이 젊은이의 부모님이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선언이라도 했나? 아니면, 취직을 강력히 요구하는 누구인가에 의해 억지로 저렇게 생각하게 됐나?’
그래서 그 이유를 물었더니 역시 예상과 비슷한 대답을 한다.
“어머니가 자꾸 취직하라고 말씀하시네요. 다른 집 자식들이랑 비교하시면서요.”
‘어휴! 한심한 어미 같으니라고!’
그의 대답을 들으니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아들이 다른 일을 하겠다고 해도 잘 구슬려야하겠건만,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한 명뿐인 아들에게 취직을 강요하는지.
취직도 쉽지 않거니와, 부하직원을 괴롭히는 기업주나 직장상사도 결코 적지 않게 있어 직장생활도 쉽지 않으며, 더구나 굳이 취직을 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 취직을 했다가는 반드시 취직을 해야 하는 누구인가의 자리를 빼앗을 수도 있건만.
그런데 이처럼 꼭 취직을 하지 않아도 될 자식에게 취직을 강요하는 부모는 결코 적지 않게 있다.
그동안 돈을 번다는 핑계로 아비 노릇, 어미 노릇을 게을리 했다면 최소한 자식이 물려받은 많은 유산을 쉽게 탕진하지 않도록 잘 가르쳐야하겠건만, 그렇게는 하지 않고 엉뚱하게 취직만 강요하다니.
부모가 이 모양이니 도박 등의 온갖 방탕한 생활에 중독돼 물려받은 유산을 주체하지 못하고 곧 모두 탕진하고는 심지어 알거지가 되는 사람들이 있을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