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28. 10:23ㆍ세상 속 이야기/푯말 이야기
요즘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는 않을 듯싶은데, 예전에는 자신의 자식에게 어릴 때부터 ‘나쁜 애랑 놀지 마라’, ‘공부 못하는 애랑 놀지 마라’, 심지어 ‘가난한 집 애랑 놀지 마라’ 등으로 말하는 부모가 매우 많이 있었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지 상관없이, 편 가르기와 따돌림의 조기교육을 했던 것인데, 그렇다보니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 엄마가 너랑 놀지 말래’ 등으로 친구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아이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더구나 세상물정을 모르던 어린 시절에 부모님의 말씀은 지상명령과도 같았으니.
뿐만 아니라, 부모의 편 가르기와 따돌림의 조기교육은 형제 등 가족 사이에서도 적지 않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자녀 중 한 명만 유난히 편애하거나 유난히 차별하는 부모가 적지 않게 있었으니.
몇 년 전에도 한 유명 작곡가가 TV애 나와 공부를 잘 하던 형만 유독 편애하던 아버지 때문에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할 만큼 말썽을 부리는 등 한동안 방황을 했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는데, 이처럼 부모에 의해 주도된 편 가르기와 따돌림을 당하던 끝에 오랫동안 매우 심각한 정신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은 지금 역시 결코 적지 않게 있고, 그중에는 몇 십 년씩 정신병원에 갇혀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여러 해 전, ‘왕따’, ‘은따’ 등 학생들 사이에서의 집단따돌림이 새삼스럽게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기 시작했을 때, 일본을 탓하는 사람이 적지 않게 있었다.
즉, 우리나라의 학생들이 일본의 ‘이지메’ 문화에 영향을 받아 동급생을 집단으로 따돌리게 됐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고 ‘우리나라에 자녀에게 일찍부터 편 가르기와 따돌림 가르친 부모가 얼마나 많이 있는데 저런 말을 할까?’ 생각했는데, 물론, 언뜻 보기에는 우리나라 학생들 사이에서의 집단따돌림이 일본의 ‘이지메’와 매우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어린 시절에 부모로부터 편 가르기와 따돌림의 조기교육을 받았던 사람이 수두룩하며, 그로 인한 피해자도 수두룩하건만, 그런데도 무턱대고 일본만 탓하다니.
‘저 사람들은 어릴 때, 부모로부터 “저런 애랑 놀지 마라”라는 말을 안 들어봤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은근히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다.
‘한때 일본의 식민통치 지배를 받았다는 티를 내는 거야?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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