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성과 특수성의 폐해

2014. 4. 8. 15:37세상 속 이야기/푯말 이야기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 쓸데없는 오해를 하지 않도록 자세한 부연설명까지 덧붙이며 내 생각을 하나하나 장황하게 말하던 시절.

내 나름대로는 듣는 사람들 배려한다고 생각했건만, 눈을 가늘게 뜨고는 무엇인가 찔리는 것이 있다 보니 내가 그렇게 길게 말한다고 잔뜩 의심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

솔직하게 말해봐.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 거지?” 등으로.

그렇게 의심을 받을 때면 몹시 억울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내 의도를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구나.’ 생각했는데, 그중에는 그런 나를 만만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게 있었다.

마음 놓고 해코지해도 되는 상대를 만났다는 듯이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으면서 대놓고 시비를 거는 등으로.

뿐만 아니라, 그런 나를 아예 깔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네가 자신감이 없으니까 그렇게 말을 길게 하지등으로.

어쩌면 다들 그렇게 절묘한 해석능력을 가졌는지.

그런데 그런 사람들은 요즘도 어렵지 않게 만난다.

우울증 등의 이런저런 정신문제에 시달리는 자신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징징대는 꼴이 불쌍해서 돈도 받지 않은 채 몇 시간씩 투자해서 하나하나 자세히 쉬운 말로 설명해주면 고맙다고 말하기는커녕 끝에 가서는 꼭 맞먹으려고 하거나 깔보려고 하는 사람이 수두룩하니.

나와 맞먹거나 나를 깔본다고 해서 자신의 정신문제를 고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더구나 그렇게 하다가는 내가 더 이상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을 수 있건만.

그중에는 자식뻘 되는 젊은이도 결코 적지 않게 있다.

나는 분명히 그들의 경쟁상대도 아니요, 극복해야할 대상도 아니건만 도대체 왜들 그러는지?

그래서 한동안 그 이유를 알아봤는데, 결국 그 이유조차 알 필요가 없다는 생각만 하게 됐다.

어린 시절부터의 수많은 경험을 통해, 무엇이든지 악용하는 것이 몸에 밴 사람은 무엇을 얻든지 결국은 자신의 마음대로 악용하리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보니 내가 그 이유를 안다고 해서 그들은 결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됐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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