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와 김경호

2011. 9. 13. 16:32사람에 대한 이해/유명한 사람들 이야기

‘송아지 송아지 얼룩송아지 엄마소도 얼룩소, 엄마 닮았네’

‘얼룩송아지’라는 이 짧은 동요도 어떤 그릇에 담느냐에 따라, 즉, 어떻게 편곡해 부르느냐에 따라 그 느낌은 전혀 다르다.

그래서 듣는 이들도 록으로 편곡한 ‘얼룩송아지’를 들었을 때나 발라드로 편곡한 ‘얼룩송아지’를 들었을 때, 혹은, 재즈로 편곡한 ‘얼룩송아지’를 들었을 때에 각기 다른 느낌을 받게 되는데, 가끔은 ‘저렇게 편곡할 수도 있구나’ 감탄할 때도 있다.

하지만 하나의 노래가 이렇게 다양한 버전의 노래로 편곡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이렇게 다양하게 편곡된 노래가 나오려면 가장먼저 편곡가나 가수 모두 음악적 편견과 선입견을 버려야하며, 계속해서 음악적 실험정신을 가져야하지만, 우리나라의 음악적 순수성(?)을 고집하는 매우 많은 사람들은 이와 같은 다양한 편곡을 곧 ‘배신행위’라고, ‘타락’이라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중에는 심지어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는 누구인가를 ‘그것은 음악이 아니다’라며 비난하고 욕하는 사람들도 결코 적지 않게 있다.

그렇다보니 다양하게 음악적인 변신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비난 받을 각오부터 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음악적 변신을 주저하는 가수들도 종종 있는 듯싶다.

그런데 지금 MBC에서 방송 중인 ‘나는 가수다’의 청중평가단들과 시청자들은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모든 가수들에게 이와 같은 음악적 변신을 요구하고 있다.

즉, 가수들에게는 물론, 편곡가들에게도 음악적인 틀을 깨라고, 계속해서 음악적인 실험정신을 가지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기대에 부응했던 김범수와 박정현은, 스스로 앞장서 그 틀을 깨고 파격적인 변신을 했던 까닭에 ‘나는 가수다’에서 명예졸업을 할 수 있었으며, YB 역시 이 두 사람과 함께 ‘나는 가수다’ 무대를 끝까지 지킬 수 있었다.

그 반면, 김조한 등 음악적 순수성(?)을 지키려고 하던 대부분의 가수들은 조기에 탈락하는 불운함을 맛봐야했는데, 이번에 또 한 명의 강렬한 음악적 색깔을 갖고 있는 로커 김경호가 새로이 ‘나는 가수다’ 무대에 참가한다고 한다.

과연, 그는 음악적 순수성(?)을 지키다가 조기에 퇴출되는 비운을 맞을까? 아니면, 과감하게 음악적 틀을 버리고 끊임없는 실험정신을 발휘해 끝까지 ‘나는 가수다’ 무대를 지키다가 명예졸업을 하게 될까?

왠지 자꾸만 그의 선택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