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속 이야기(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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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이 앞선다는 것은 3
고등학교 2학년 때, 같은 반의 한 아이가 1년 선배로부터 코뼈가 내려앉을 정도로 흠씬 두들겨 맞은 뒤 며칠 병원에 입원했던 적이 있었다. 그 당시, 그 아이는 자신을 때린 선배의 부모로부터 사과와 함께 얼마의 보상금을 받았다고 말했는데, 그 뒤로도 몇 차례인가 더 그와 비슷한 사건을 보면서 폭력이 얼마나 위험한지 비로소 알게 됐다. ‘폭력은 효과가 가장 빠른 문제해결방법일 수는 있겠지만, 후유증 등 매우 심각한 부작용에 가장 오랫동안 시달릴 수도 있는 아주 질이 낮은 문제해결방법이었군’ 더구나 폭력을 휘두르다가 결국 교도소에 갔던 사람도 몇 명 있었으며, 그중에는 심지어 사람을 죽인 사람까지 있었기에. 그러다가 대학생이 된 뒤의 어느 날, 한 친구로부터 익숙하지 않은 우리나라의 한 소설가가 썼다는 어떤..
2014.04.23 -
글을 통한 사람공부 5
중‧고등학생 시절, 나도 책을 적게 읽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읽은 것도 아니었기에 책을 많이 읽었다는 사람들을 볼 때면 은근히 부러워했는데, 더구나 내가 구경도 못한 책을 소재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을 볼 때면 열등감까지 느낀 적도 있었다. ‘나도 책 좀 읽어야하는데’ 생각하면서. 그런데 대학에 들어간 뒤 만난 책을 많이 읽었다는 사람들은 한 결 같이 누구와 대화를 하든지 자신이 읽었던 책의 내용을 자주 인용했다. ‘누가 어떤 책에서 이렇게 말했는데’라면서. 처음에는 그 모습이 얼마나 멋있게 보이든지. 그러나 대화를 할 때마다 그런 말을 자꾸 듣다보니 점점 싫증이 나기 시작했는데, 심지어 내가 이름조차 모르는 사람들의 말까지 종종 인용하다보니 더욱 ..
2014.04.22 -
고기토
40대 중반 무렵의 어느 날, 인터넷 채팅으로 대학생들과 대화를 하던 중 몇 명의 대학생들에게서 아주 황당한 말을 한 가지 전해 들었다. “우리 철학교수님이 그러시는데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데카르트의 사유 제1법칙이래요.”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란 분명히 ‘나만의 것’을 찾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한번은 거치게 되는 정류장이건만, 왜 데카르트만의 것이라는 듯 가르치는지? 하지만 그 이유는 도무지 알 수 없었기에 그냥 지나치고 말았는데, 그로부터 얼마 뒤에 인터넷을 통해 데카르트가 했던 말이 자신3들이 아는 방법으로는 검증할 수 없다는 이유로 철학 등의 인문학을 가르치거나 배운다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적지 않은 논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어렴풋이 그..
2014.04.22 -
역사를 공부하다 3
고구려와 백제, 신라 등 우리나라의 고대국가들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정착이 충분히 이루어진 뒤에 사람들은 꼭 통일을 위한 내전을 치렀다. 중동지역에서 가장먼저, 그리고 유럽지역과 인도지역, 또, 중국과 우리나라를 이어 한참 뒤에 일본에서도. 그중에서도 가장 오랫동안 내전을 치른 나라들은 중동이나 인도, 중국 등 대륙의 중앙에 있는 나라들이었는데, 더구나 이런 나라들은 계속해서 외적의 침입도 함께 받다보니 매우 오랫동안 통일을 위한 내전과 외적의 침입에 함께 시달려야했다. 심지어 하루아침에 왕 등의 지도세력이 바뀔 만큼. 이런 사실을 알게 되자 나는 한동안 민족적인 열등감에 시달릴 만큼 수치스럽던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 더 이상 수치스럽지 않게 생각하게 됐다. 대륙에 존재하던 수많은 민족과 나라가 내..
2014.04.21 -
역사를 공부하다 2
“인류의 역사는 ‘도전과 응전’보다는 매우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한 ‘이동과 정착’이 좀 더 현실적일 수 있다.” 이것이 내가 당시 성경을 읽으면서 얻은 결론이었다. 그리고 그 뒤, 한동안 각 나라의 역사를 간략하게 비교하다가 문득 구석기시대와 신석기시대라는 고대시대의 분류 역시 부정확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고조선 등의 우리나라의 고대역사가 구 바벨론 등의 중동의 고대역사는 물론, 이웃나라인 중국의 고대역사보다도 훨씬 늦게 시작됐고, 더구나 동굴거주나 타제석기의 사용 등 구석기시대의 문화가 성경에서 엿볼 수 있었던 온갖 이유로 이동하던 사람들의 생활상과 상당부분 닮아있었으니. 뿐만 아니라, 이제까지 밝혀진 우리나라의 구석기시대는 중동이나 중국 등에서의 구석기시대보다 훨씬 늦었으며, 우리..
2014.04.21 -
역사를 공부하다 1
30대 중반 무렵, 멍청하다는 말을 들을 만큼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전혀 내색하지 않고 일곱 번을 도와줬던 사람이 있었다. 그때마다 그는 신세를 갚겠다는 말만 번드르르하게 했을 뿐, 얼마 되지 않아 아주 냉정하게 배신하고 돌아섰는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그에게 마지막 배신을 당한 뒤에는 너무 원통해서 꽤 여러 날을 한강에 나가 원통한 마음을 흘러가는 강물에 조금씩 흘려보냈었다. ‘가능성이 없는 인간은 빨리 잘라버려야 한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었는데도, 왜 빨리 미련을 버리지 못했나?’ 한편으로는 내 자신을 질책하면서.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인가는 집 한 귀퉁이에 있던 성경에 정신을 쏟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딱히 어떤 기대가 있었던 것도 아니면서. 그런데 성경에는 종교적인 부분 말고도, 사람의 이동과..
2014.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