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토

2014. 4. 22. 10:05세상 속 이야기/푯말 이야기

40대 중반 무렵의 어느 날, 인터넷 채팅으로 대학생들과 대화를 하던 중 몇 명의 대학생들에게서 아주 황당한 말을 한 가지 전해 들었다.

우리 철학교수님이 그러시는데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데카르트의 사유 제1법칙이래요.”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란 분명히 나만의 것을 찾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한번은 거치게 되는 정류장이건만, 왜 데카르트만의 것이라는 듯 가르치는지?

하지만 그 이유는 도무지 알 수 없었기에 그냥 지나치고 말았는데, 그로부터 얼마 뒤에 인터넷을 통해 데카르트가 했던 말이 자신3들이 아는 방법으로는 검증할 수 없다는 이유로 철학 등의 인문학을 가르치거나 배운다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적지 않은 논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어렴풋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결국 무슨 뜻인지 모르다보니 데카르트의 사유 제1법칙이라고 가르치나보군.’

이어 나와 대화를 나누었던 대학생들을 가르쳤다는 철학교수들이 몹시 한심하게 생각됐다.

철학 등 인문학을 가르치는 교수라면 분명히 나이가 적지 않을 텐데, 아직 겨우 그 정도도 깨닫지 못했다니?’

그러면서 철학교수 등의 인문학을 가르치는 선생들 중에 나만의 것이 없이 그저 남의 생각에 의존해서 살고 있는 정신적인 기생충이 결코 적지 않게 있음을 눈치 채게 됐는데, 하지만 내가 당시 느꼈던 어이없음은 이 정도에서 그치지 않았다.

철학 등의 인문학을 가르치거나 배운다는 사람들 중에는 심지어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를 오류라고 단정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게 있었으니.

그런 사실을 알고는 어찌나 화가 나든지.

순간, 욕이 튀어나왔다.

이런 미친 인간들이 있나!’

모를 수는 있지만, 자신이 모른다고 해서 섣불리 오류라고 단정하다니.

자신들 역시 나만의 것을 찾기 시작한다면 결코 오래지 않아 데카르트를 만나게 될 것이건만, 어떻게 그렇게 함부로 말할 수 있는지?

그때야 비로소 대학의 철학과 등의 인문학과가 어떤 곳인지, 인문학을 가르치거나 배운다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조금 눈치 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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