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이 앞선다는 것은 2

2014. 4. 15. 10:34세상 속 이야기/푯말 이야기

고등학생 시절, 어느 날인가부터 돈으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가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싸움 뒤, 다친 피해자에게 적당히 보상금을 주고 법적인 처벌은 받지 않는 등의.

, 드물게 권력을 이용해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좀처럼 해결이 안 되는 문제에는 친척 중 경찰 등의 권력기관에 근무하는 사람을 동원하는 등으로.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돈이나 권력이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알았는데, 그러자 내 머릿속은 좀 더 복잡해졌다.

누구인가와 무엇인가 문제가 생겼을 때, 사람들은 처음에 말로 해결하려고 하며, 그래도 해결이 안 되면 서로에게 주먹질을 하고, 그런데도 해결이 안 된 문제는 돈으로 해결하려고 하며, 그렇게 했어도 해결이 안 되면 권력에 호소하는구나.’

머릿속이 어느 정도 정리되자 사람들이 많은 돈을 벌고 싶어 하는 이유가, 권력을 갖고 싶어 하는 이유가 저절로 이해됐다.

단지, 잘살기 위해서가,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서가 아니었군.’

그런데 학교를 졸업한 뒤 사회에 나와 만난 사람들도 기본적으로는 똑같았다.

무엇인가 문제가 생기면 말에 자신 있는 사람들은 주로 말로 해결하려고 했으며, 주먹질에 자신 있는 사람들은 정신을 못 차리고 여전히 주로 주먹질로 해결하려했고, , 돈이 많았던 사람들은 주로 돈으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주로 권력에 의지해서 해결하려했으니.

단지, 좀 더 복잡해졌을 뿐.

하지만 그 원인은 따져보지 않은 채 습관적으로 무턱대고 말로, 주먹질로, 돈이나 권력에 의지해서 문제를 해결하다보니 가만히 있으면 저절로 해결될 문제나 말로 충분히 해결될 문제마저 주먹질이나 돈 등의 엉뚱한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사람이 아주 수두룩했다.

뿐만 아니라, 그중에는 오히려 더욱 심각한 문제에 시달리게 된 사람도 결코 적지 않게 많이 있었다.

그렇다보니 힘들게 번 돈을 쓰지 않아도 될 곳에 펑펑 쓰는 등 불필요한 투자를 하게 된 사람 역시 결코 적지 않게 있었는데, 그런데도 그중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국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쩔쩔매고 있었다.

'세상 속 이야기 > 푯말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씨 뿌리는 사람들 2  (0) 2014.04.16
씨 뿌리는 사람들 1  (0) 2014.04.15
고통에 익숙해지다  (1) 2014.04.14
이외수를 발견하다  (3) 2014.04.14
글을 통한 사람공부 4  (0) 2014.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