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이와 홀쭉이

2014. 4. 3. 09:48세상 속 이야기/푯말 이야기

나도 한때는 밥을 많이 먹고 운동을 안 하는 등 게으르면 살이 찐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몸무게가 100kg이 넘을 정도로 고도비만이던 같은 반의 고등학교 동창이 남들보다 많이 먹었으니.

그러나 대학에 입학한 뒤, 그런 내 생각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알게 됐다.

왜냐하면, 고등학교 동문회에서 만난 선배 한 명이 바짝 마른 홀쭉이였건만 남은 음식을 싹쓸이할 정도로 먹성이 대단했기 때문인데, 하지만 당시에는 그런 사람을 처음 봤기에 그 선배를 그저 예외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 뒤로 보니, 그 선배처럼 홀쭉이면서도 먹성이 대단한 사람은 결코 적지 않게 있었으며, 뚱뚱이건만 음식을 적게 먹는다는 사람도 결코 적지 않게 있었다.

나는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 등으로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변명을 하던.

뿐만 아니라, 먹성이 대단한 홀쭉이 중에는 운동을 거의 안할 정도로 몹시 게으른 사람도 많이 있었으며, 뚱뚱이 중에는 춤추기를 즐기는 등 운동을 열심히 한다는 사람도 결코 적지 않게 있었는데, 그런 사실을 알고야 비로소 과거의 내 생각이 정확하지 않았다는 것은 명확하게 알게 됐다.

몸무게와 식사량, 그리고 운동량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구나.’

그 뒤, 비만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던 어느 날, 식사량과 운동량이 가장 많았던 내 성장기가 기억나면서 몸무게에 대한 조금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혹시, 몸무게는 식사량과 운동량보다는 신진대사와 더 많은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지만 신진대사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었기에 더 이상의 생각은 할 수 없었는데, 그러다가 우연히 인터넷을 통해 사람의 머리에 있는 시상하부에 대해 알게 되면서 당시의 내 생각이 상상만은 아니었음을 알게 됐다.

흔히 스트레스라고 하는 과도한 자극과, 식욕과 수면욕 등 3대 기본욕구는 모두 시상하부에서 관장한다고 하니, 식욕은 오히려 과도한 자극과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을 수 있겠구나

그러자 나는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푼다.’ 말하던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꾸 먹을 것이 땅긴다.’ 말하던 사람들이 비로소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 사람들이 말하던 것이 바로 이것이었구나.’

그래서 그 뒤부터 몸무게 때문에 고민이라는 사람에게는 가장먼저 마음속에 잔뜩 쌓여있는 응어리부터 모두 훌훌 털어내라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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