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관찰(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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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공부하다 1
30대 중반 무렵, 멍청하다는 말을 들을 만큼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전혀 내색하지 않고 일곱 번을 도와줬던 사람이 있었다. 그때마다 그는 신세를 갚겠다는 말만 번드르르하게 했을 뿐, 얼마 되지 않아 아주 냉정하게 배신하고 돌아섰는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그에게 마지막 배신을 당한 뒤에는 너무 원통해서 꽤 여러 날을 한강에 나가 원통한 마음을 흘러가는 강물에 조금씩 흘려보냈었다. ‘가능성이 없는 인간은 빨리 잘라버려야 한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었는데도, 왜 빨리 미련을 버리지 못했나?’ 한편으로는 내 자신을 질책하면서.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인가는 집 한 귀퉁이에 있던 성경에 정신을 쏟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딱히 어떤 기대가 있었던 것도 아니면서. 그런데 성경에는 종교적인 부분 말고도, 사람의 이동과..
2014.04.21 -
어떻게 살 것인가
네이버포스트 어플을 통해서도 '어떻게 살 것인가'와 '50년 동안의 사람공부'를 읽을 수 있습니다.
2014.04.20 -
자연스럽지 못한 사람들 2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못하다고, 자연스러운 것을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우울증 등의 정신문제에 조금씩 관심을 갖기 시작한 뒤부터 더욱 흔히 볼 수 있었다.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는데도 집에 가만히 있으면 이상하게 자꾸만 불안합니다. 그렇다보니 자꾸만 밖으로 나돌게 되네요.’, ‘남편이 너무 잘해줘서 싫어요.’, ‘누구인가 웃으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왠지 자꾸 화가 납니다’ 등등. 심지어 자신이 성욕을 느끼는 것 자체를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여럿 있을 정도였으니. 뿐만 아니라, 대변 등의 오물을 먹어야 겨우 마음이 안정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부모 등의 주변사람들에게 오랫동안 많은 상처를 받는 등 잔뜩 억눌리면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못하다고 받아들일 ..
2014.04.19 -
자연스럽지 못한 사람들 1
‘자기가 뭔데 나한테 명령이야?’ 중학생이 된 뒤부터 심지어 선생님이나 자신의 부모님에게까지 이렇게 툴툴대는 아이가 한 명, 두 명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이유를 몰랐던 데다가, 그 수도 너무 적었던 까닭에 곧 잊고 말았는데, 고등학생이 되고부터는 좀 더 많은 아이들이 선생님이나 자신의 부모님을 향해서 똑같이 툴툴댔다. 그러나 역시 그 이유를 몰랐던 데다가, 나 역시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간섭을 점점 귀찮아졌기에 그저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무엇인가 부당한 명령을 받았나보다’ 생각했을 뿐 그 이상의 관심은 갖지 않았다. 더구나 그때의 기분에 따라 밑도 끝도 없는 말이나 행동을 하는 선생님이 몇 명 있었기에. 그런데 그 뒤로 군대에 갔을 때는 선임하사나 중대장 등 상관의 당연한 명령에도 똑같이 툴툴대는..
2014.04.19 -
자기색깔 만들기 2
물론, 나도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사람들의 불평 때문에 몇 가지 습관적인 말이나 행동을 고치려고 열심히 노력하던 때가 있었다. 특히, ‘소심하다’, ‘적극적이지 못하다’ 등의 불평에 시달리던 어린 시절에는 더욱.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남들의 요구에 맞춰 내 자신을 바꾼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이렇게 해도 투덜대는 사람들이 있었고, 저렇게 해도 투덜대는 사람들이 있는 등 어떻게 하든지 불평하는 사람들은 늘 있었으니.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말이야?’ 더구나 그중에는 종종 내 이전의 모습이 더 낫다고 투덜대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렇다보니 한동안 나에게 불평하는 사람들에 대해 반감을 품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인가, 내 습관적인 말이나 행동에 대해 또 누구인가 투덜대는 것을 옆에서 듣고 있더니 한마..
2014.04.18 -
자기색깔 만들기 1
고등학교 1학년 때, 내 앞줄에 앉았던 아이는 ‘녀석’이라는 단어를 즐겨 사용했다. ‘이 녀석’, ‘그 녀석’ 등의.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새끼’, ‘놈’이라는 표현에 익숙해져있던 나에게 ‘녀석’이라는 그의 표현은 매우 신선했는데, 하지만 며칠 지나자 말끝마다 ‘녀석’을 붙이던 그의 말이 점점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저 놈은 만날 녀석이래.’ 그러다가 며칠이 좀 더 지나니 이번에는 그의 말이 조금씩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녀석이라는 말이 지겹지도 않니? 차라리 새끼라고 해라.” 하지만 내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여전히 그는 ‘이 녀석’, ‘저 녀석’ 말했는데, 그 때문에 너무 화가 나서 한동안 서로 말도 않고 지낼 만큼 다툰 적도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내가 그 아이에게 했듯이, 나의 습..
2014.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