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속 이야기/사악한 방송쟁이들(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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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식한 사람들을 위한 TV
원래는 외상(外傷), 즉, 몸에 생긴 상처를 의미하는 의학용어이지만, 심리학에서는 주로 외상으로 인한 여러 가지 정신적인 후유증을 의미한다는 트라우마(trauma). 이처럼 사용자마다 의미가 다를 수 있는, 그래서 듣는 사람은 혼란스러울 수 있는 단어와 치유라는 의미의 단어인 힐링(healing)이 뉴스에서도 사용될 만큼 TV에서 공공연하게 사용되고 있다. 분명히 TV란 한글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볼 수 있을 만큼 대중성을 갖고 있건만. 과연, 우리나라에서 트라우마(trauma)와 힐링(healing)이라는 단어가 뉴스만큼이나 대중성을 갖고 있을까? 또, 트라우마(trauma)와 힐링(healing)이 대중성을 가져야할 정도로 우리나라에는 적당한 단어가 없을까? 걸핏하면 학생들이 국적불명의 언어를 사용하는..
2013.01.21 -
황당한 수면유형
수면유형은 정상유형, 아침유형, 저녁유형의 3가지가 있다는 한 수면의학 전문의. 하지만 무엇을 근거로 수면유형을 이같이 나누는지는 알 수 없는데, 더구나 밤 10~11시부터 대략 아침 6시 정도까지 잠을 자는 것은 ‘노력형 인간’, 즉, ‘아침형 인간’들이 갖고 있는 아주 흔한 수면습관이다. 따라서 그는 ‘아침형 인간’을 기준으로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을 구분하는 모순을 저지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아픈 사람을 고친다는 의사가 어떻게 가장 기본적인 유형조차 모를 수 있는지. 그런데도 이같이 현실과는 맞지도 않을뿐더러, 충분한 검증도 안 된 주장을 혼자 일방적으로 떠들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다니. 이 모양이니 의사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사진 : TV조선 캡처)
2012.12.26 -
KBS 스포츠의 억지
남의 선행을 보면 스트레스는 줄어들고, 면역력은 증가한다는 일명 테레사 효과. 그런데 KBS 스포츠에서는 남들이 생활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이런 테레사 효과를 볼 수 있음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호들갑을 떤다. 실험에 참가한 9명의 실험대상자들 중 7명에게서 같은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물론, 남들이 생활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을 보는 등 무엇인가에 잔뜩 몰두하다보면 스트레스가 줄어들 수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컴퓨터게임 등 자꾸만 무엇인가에 몰두하려고 하니.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몰두에 의한 효과를 남의 선행을 목격했을 때 나타난다는 테레사 효과, 즉, 감동에 의한 효과와 같다고 말하다니. 더구나 생활스포츠라고 해도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
2012.12.12 -
오락가락하는 의사
살을 빼려면 무의식중에 습관적으로 먹는 음식을 조심하라고 말하는 한 요리사를, 비만의 원인은 ‘몸을 망가뜨리는 음식’이라면서, “살을 빼겠다면 몸을 망가뜨리는 음식을 먹지 않아야한다” 반박하는 한 가정의학과 의사. 하지만 잠시 뒤에 그는 갑자기, “스트레스를 받거나 당분을 지나치게 먹는 등의 이유로 몸이 망가지면 살이 찐다.”라고 말을 바꾼다. 즉, 비만의 원인은 스트레스를 받는 등의 이유로 몸이 망가진 까닭이라는 것인데, 그러면서 그는 “몸이 망가지면 몸에 나쁜 음식을 찾게 되니, 살을 빼기 위해서는 몸에 좋은 음식을 골라 먹어야한다” 다시 말한다. 분명히 조금 전까지는 비만의 원인을 ‘몸을 망가뜨리는 음식’이라고 말했으면서도 어떤 보충설명도 없이 이처럼 금방 말을 바꾸다니. 남의 의견을 반박하면서 이..
2012.11.30 -
천둥벌거숭이 정신과의사
성격 차이 때문에 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는 한 부부에게 서로 인정하면서 살라고 조언하는 한 총각 정신과의사. 먼저, 구청에서 근무하는 공익요원이 군대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군인에게 군대에서 생활하는 방법을 조언한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또, 음식을 만든 경험이 없는 사람이 맛있는 음식을 만들지 못한다면서 고민하는 요리사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방법을 조언한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물론, 구경하는 사람으로서, 객관적인 입장에서 어느 정도의 조언이 가능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짜장면은 먹어봐야 겨우 그 맛을 알 수 있듯이, 반드시 겪어봐야만 비로소 알 수 있는 것도 분명히 결코 적지 않게 있는 것이 현실! 그렇다보니 같거나 비슷한 경험이 없다면 아무런 조언을 않은 채 가만 듣고..
2012.11.26 -
고혈압과 소금
고혈압 환자가 소금을 적게 먹으면 오히려 심혈관계통의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내용의, 2008년 브라질 상파울루의대 한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 저염식이 강조되는 요즘, 의대에서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는 것은 몹시 특이한데, 물론 이 논문의 내용이 반드시 정확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특히 우리나라의 고혈압 환자들은 짠맛보다는 매운맛을 훨씬 더 선호한다. 더구나 천일염 등 미네랄이 풍부한 소금 자체보다 주성분인 염화나트륨(NaCl)이 사람에게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 정확한 연구내용이다. 그런데도 무턱대고 소금 자체가, 짠맛 자체가 위험하다고 계속해서 경고되고 있는 것이 현실. 그렇다보니 수많은 사람들이 소금 전체에, 짠맛 자체에 두려움을 느끼게 됐는데, 그렇다면 결국 언론..
2012.11.24